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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이미지 트레이닝 (심상화 )

by 보노콜린 2022. 11. 26.

나는 무엇을 시작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하는가?"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입시

 

 나는 디자인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꿈도 없었다.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그 이외에 되고 싶은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학교를 진학해야 되는 고3이 되었는데, 잘 모르겠으니까 회화 쪽으로 제일 좋은 대학을 가자고만 마음먹었다. 그 당시에 그것이 전부였고, 한 번의 실패를 겪었다. 재수를 시작하면서 나는 더욱 간절했는데, 그다음은 없었다. 그냥 들어가서 대학을 다니는 내 모습만 상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입시미술은 전국에서 내가 제일 잘한다고 믿고 살았고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여기서 실제로 그랬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뤄졌다. 지금은 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당시의 나를 생각하면 너무 무모하고 오만해 보인다. 하지만 덕분에 목표를 이뤘던 것 같다.

 

 

전공 선택

 

나는 그림 그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과도 선택을 못하겠어서 뒤로 미뤘고, 자율전공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진짜 아는게 없으니까 나에게 선택기간을 주는 것과 동시에 자율전공은 미대에서 두 번째로 경쟁이 높은 과라고 했었다.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가장 인기많은과 다음으로 경쟁이 높았던 것 같다. 그렇게 입학하고 나서 꽤 고민 끝에 취업에 좋다는 산업디자인과를 선택했다.

 

산업디자인을 선택해도 2학년이 되면 또 다시 세부 전공을 선택해야 된다. 운송, 제품, 공간. 사실 디자인에 관심도 없었던 내가 셋 중에 무엇을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고민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가장 친하게 지낸 형이 "너 그림 좀 그리니까 자동차 디자인 같이하자"라는 말에 실없이 이 쪽 길을 걸었다.

 

자동차는 정말 인생에서 단 한번도 관심이 없었던 영역이라, 머릿속에는 아무런 이미지가 없었다. 그래서 많이 헤맸고, 정말 노력을 엄청 했었는데 관심이 없었기에 기준도 없었다. 머릿속에 상상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한테 가장 가깝고 이 길을 제안해준 형을 롤모델로 삼았다. 쫓아다니고 카피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했다. 

 

운이 좋게도 이런 나의 집요한 집착은 디자인은 잘 못했지만, 좋은 기회를 주었다. 과분한 상을 받고 좋은 기회들을 얻고 취업까지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테니스의 시작

 

초등학교 3학년때, 동네에서 팽이치기를 많이 했다. 당시에 팽이를 벽에 튕겨서 불꽃을 내는 것이 꽤나 큰 재미였는데, 옆집 애기가 던진 팽이가 내 눈가에 날아와서 찍었다. 다행히 실명을 면했지만, 2-3센티만 잘못 맞았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어렸을 때는 구기 종목들이 너무 싫고 무서웠다. 본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더욱더 운동과는 담을 쌓으면서 학생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일본으로 취업을 하고 나서 꽤나 큰 충격을 받았던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 패러글라이딩도 하고, 자전거도 타다가 우연히 테니스 모임에 들어갔다. 구기종목과는 담을 쌓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너무나 큰 도전의 운동이었다.

 

그럼에도 너무나도 우아하게 운동하는 페더러라는 선수를 보면서, 또 집요하게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 때는 트라우마고 공포라는 개념보다는 닮고 싶다는 엄청난 욕망이 가득했다. 물론, 실제로 내가 영상을 찍어서 스스로를 보면 정말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못 치지만, 그래도 계속 그렇게 치고 싶다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계속 담았다. 라켓도 같은걸 사고 가방 신방 전부 따라서 샀다. 운동도 못하는 내가 그 어렵다는 원핸드 백핸드로 입문했으니, 말은 다 한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멋지게 치는 선수를 닮고 싶다고 될 순 없다. 이걸 따라하면서 나는 어깨, 손목, 엘보 전부 부상으로 고생했고, 한국에 가서 레슨을 받을 때는 겉멋에 미쳐있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것들을 다시 쌓아가고 만들어 내고 있다.

 

지금도 페더러같이 절대 칠 수는 없다. 그냥 그 이미지만 가지고 계속 친다. 그런데 그 목표와 이미지가 있다 보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해결하면 된다는 쿨한 마인드가 장착되었다. 그것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폼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가끔은 주변에서 폼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운동과는 담을 쌓고 구기종목을 싫어했던 나에게는 너무나 극찬이다.

 

 

이미지에 따른 성공여부

 

이 외에도 여러 가지의 경험들이 있다. 주식, 그리고 지금 내가 차를 디자인하는 모습, 사업 등등. 아직은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이미지들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강력하다고 느낀다. 내가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뤘을 때 나의 모습과 혹은 어려울 때 롤모델을 대입시키면서 만들어 갈 때 상상 이상의 힘이 나오는 걸 느꼈던 것 같다.

 

다음의 목표는 이미 진행 중이다. 얼마만큼의 이미지를 내가 만들고 집중하는가에 따라서 나의 성과는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